특별한 혜택? 가족·친구 파는 대출광고 (2013.12.05. 머니S)
"누나론 안된다. 친구론 안된다. OO론은 된다."
"버스랑 지하철만 탈 수 있나. 바쁠 땐 택시도 타야지. 좋은 서비스란 그런 거 아닐까."
저축은행과 대부업체 등 금융사들이 과도한 대출광고로 소비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중독성 있는 노래와 섹시한 여성, 귀여운 캐릭터 등을 모델로 내세워 친숙한 이미지를 만들고 있다. 무분별한 대출광고는 케이블TV를 비롯해 종합편성채널, 인터넷, 전단지, 지하철, 버스 등 소비자들이 몰리는 곳이면 어디라도 마다하지 않는다.
대부업체들은 케이블TV를 통해 돈 뭉치가 날아다니고 여자에게만 특별한 혜택을 주는 것 같은 광고를 하루에 수십차례씩 송출하고 있다.
| | |
녹색소비자연대 금융정의연대 등 7개 시민단체 회원들이 11월21일 서울 종로구 엠스퀘어에서 열린 금융소비자네트워크 발족식에서 대부업 광고를 반대하는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사진=뉴스1 박지혜 기자)
저축은행 역시 마찬가지다. SBI저축은행(구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은 신뢰도가 높은 미디어를 통해 '가족'과 '친구' 등 친숙한 단어를 골라 광고로 이용하고 있다.
반면 대출에 대한 정확한 정보와 위험성 경고는 찾아보기 힘들다. 저축은행의 경우 대출금리가 평균 연 10~20%대, 대부업은 연 20~30%대의 높은 이자를 받는다. 물론 TV광고에 금리 정보가 나오기는 하지만, 작은 글씨로 잠시 나타나 소비자들이 쉽게 파악할 수 없도록 했다. 이와 같은 광고에 힘입어 대부업체들의 매출액은 2007년 4조1000억원에서 지난해 말 8조7000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또 대부업체와 저축은행, 캐피털 등의 대출액은 이미 은행권 전체 대출액을 넘어섰다.
문제는 소비자들이 무분별한 대출광고에 쉽게 현혹될 수 있다는 점이다. 금융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대학생이나 직장 초년생들은 이 같은 광고를 보고 누구나 대출이 가능하거나 혹은 정말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최계연 금융정의연대 사무국장은 "금융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20∼30대 직장인과 대학생들이 TV광고의 긍정적인 이미지만 믿고 돈을 빌렸다가 연체를 해 피해를 보는 경우가 많다"며 "특히 대부업체에 대해서는 케이블TV 광고를 중단하는 내용의 법안이 통과 될 수 있도록 서명운동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 사무국장은 이어 "소비자를 현혹하는 자극적인 문구도 사용할 수 없도록 규제를 만들어야 한다"면서 "현재 국회와 서울시에 다양한 방식으로 협조를 구하고 있다. 앞으로 국민들이 과도한 빚에 현혹되지 않도록 다양한 시민운동을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08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