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시민단체, 건강보험보장성 확대 정책 실효성 재점검도 요구 정부가 건강보험료율을 2.89% 인상키로 하자 인상률을 1%이하 또는 동결 수준으로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정부가 진료비 부담을 덜어주고자 보장성 확대를 계속 추진해 가고 있지만 정작 비급여 풍선효과 때문에 실질적인 진료비 부담은 완화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소비자연맹·소비자시민모임·녹색소비자연대·금융소비자네트워크·소비자권익포럼 등 경제시민단체들은 지난 2일 성명서를 통해 이 같이 촉구했다.
지난 8월 27일, 제15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에서는 2021년도 건강보험료율을 2.89%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직장인은 월 3399원, 자영업자 등은 월 2756원의 보험료를 더 내야 한다.
경제시민단체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악화와 가계의 보건비용 증가 등으로 고려하면 현 시점에서 건강보험보장성 확대 정책의 실효성 재점검 및 건강보험 인상률을 1% 이하 또는 동결수준으로 재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10년간 건강보험료 인상 폭을 보면, 2010년 4.9%, 2011년 5.9%, 2012년 2.8%, 2013년 1.6%, 2014년 1.7%, 2015년 1.35%, 2016년 0.9%, 2017년 동결, 2018년 2.04%, 2019년 3.49%, 2020년 3.2% 이었다.
내년도 인상률이 2.89%로 결정됨에 따라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문재인케어)이 시작된 2018년 이후 평균 3%가까운 인상률을 유지하게 된 것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 2017년 8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 발표하면서 2022년까지 건강보험료율을 연 평균 3.2% 수준에서 관리한다는 계획을 수립한 바 있다.
경제시민단체는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정책으로 인한 건강보험 지출의 증가로 지난 2018년 건강보험 당기순이익은 1778억원의 적자 기록 및 지난해에는 2조8243억원 등으로, 지난 2011년부터 2017년까지 7년째 이어온 흑자 행진에 제동이 걸려버린 상태라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올해에는 코로나19가 발생하면서 건강보험 재정 위기는 더욱 현실화 되고 있는 상황으로, 건강보험재정의 일부를 부담해야 할 정부에서는 코로나19등 상황으로 인해 건강보험 국고지원율을 15% 확보하는 것조차 어렵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는 상황. 이에 대해 경제시민단체는 “이 같은 국고지원율은 이전 정부보다도 낮은 수준”이며, “법령에 20%까지로 명시된 국고지원을 정상적으로 이행하는 노력 없이 정부가 최악의 경제상황에서 허덕이고 있는 국민의 보험료 인상으로 건강보험을 유지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또한 경제시민단체는 재난적 의료비로 인한 가계 파산을 막기 위한 건강보험보장성 확대정책에 대해 의구심을 표명했다.
정부가 중증·고액 질환 중심으로 의료비 지원을 늘리자, 중증·고액 환자가 많은 상급종합병원 및 종합병원 이상 의료기관의 건강보험 보장률은 2017년 64.4%에서 2018년 67.1%로 증가한 반면, 의원급 의료기관 보장률은 2017년 60.3%에서 2018년 57.9%로 오히려 2.4%포인트 낮아졌다.
이는 상대적으로 문재인 케어에 따른 재정이 덜 투입된 동네의원에서 건강보험 혜택이 확대되는 속도보다 비급여가 더 빠르게 증가하는 '풍선효과'가 발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경제시민단체는 지난 10년간 건강보험 급여비는 8.2%, 건강보험 법정 본인부담은 7.4% 증가한 반면, 비급여 본인부담은 연평균 10.7% 증가해 전체 의료비 증가를 비급여가 견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비급여 진료비의 통제방식이 명확하게 수립되지 않은 상태에서 급여화만 확대했을 때 나타나는 풍선효과로 인해 투입되는 건강보험 비용 대비 실질적인 보장성 비율이 획기적으로 높아지지 않음은 물론, 성과 욕심에 비급여 제대로 된 가격통제 방식 없이 건강보험료를 계속 올리는 상황이 초래되고 있다고 성토했다.
특히 이처럼 진료비 완화 효과가 없는 채로 보장성 확대를 계속 추진하는 것은 재정 낭비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하며, 정부가 ▲정책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효과성과 안전성이 확보된 의료행위를 충분히 검토하고 있는 것인지 등의 재점검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내년도 건강보험료 인상률 동결수준 방안 모색 ▲건강보험 국고지원율 20% 달성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 정책 실효성 재점검 및 장기계획 재수립 ▲현재 시행 중인 비급여 의료행위의 안전성·유효성 검증 체계 구축 ▲가격통제방안 마련 ▲비급여 의료행위 시 설명의 의무 강화 등 소비자 선택권 강화 방안 법제화 등을 펼칠 것을 촉구했다.
경제시민단체는 “경제적 위기를 겪는 가정·소상공인들에게 재난지원금보다 건강보험료 동결이 더 효과적인 정책”이라며, “짧은 호흡으로 생색내기 정책을 펼쳐 갈 것이 아니라 긴 호흡으로 합리적인 국가운영체계를 만들어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출처 : 메디컬투데이(mdtoday.co.kr) - 김민준 kmj6339@mdtoday.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