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병원 진료비 최대 80배 차이 소비자단체, 수의사법 개정안 통과 촉구 수의사회 "진료항목 표준화 먼저" 전문가 "반려동물 진료비 표준화해 반려인 불신 해소해야"사진은 기사 중 특정표현과 무관함. 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수완 기자] 국내 반려동물 양육 인구가 약 1500만 명으로 반려동물 시장이 꾸준히 성장세를 보이는 가운데, 동물병원 의료서비스에 대한 불만은 끊이지 않고 있다. 반려인들은 비싼 동물 진료비와 과잉 진료 등을 문제로 지적하며 동물병원 내 진료비를 표준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한수의사회는 동물병원 진료비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다양한 지원 방안이 필요하며, 진료비 부담에 대한 모든 책임을 동물병원에만 전가하는 것은 문제라는 입장이다. 전문가는 진료항목별 가격의 표준을 마련하고 진료에 대한 비용을 사전에 고지하는 등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한국소비자연맹이 지난해 수도권 내 동물병원 50곳을 방문 조사한 결과, 비용을 사전 공지하는 경우는 18%에 불과했다.
또한, 같은 진료 항목에서도 가격 차이가 크게 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발치의 경우 최대 80배, 치석 제거는 최대 35배 차이가 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중성화 수술의 경우에는 약 5배, 예방접종은 항목에 따라 2∼4.7배 차이가 벌어졌다. 그뿐만 아니라 1일 입원비도 최대 4.5배 차이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기사 중 특정표현과 무관함. 사진=연합뉴스 썝蹂몃낫湲 븘씠肄
그런가 하면 반려동물 양육하는 데 있어 병원비가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펫사료협회가 발표한 '2018년도 반려동물 보유 현황 및 국민 인식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반려동물 월평균 양육비는 14만5000원으로 조사됐다.
소비자연맹이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반려동물 관련 지출에서 가장 부담이 큰 부분으로 병원비(84.8%)가 1위를 차지했다. 동물병원 1회 방문 시 평균 지출 금액은 약 7만4700원으로 월평균 양육비를 고려해봤을 때 병원비가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반려동물 관련 최대 회원수를 자랑하는 카페인 '강사모'(강아지를 사랑하는 모임)와 각종 온라인게시판 등에는 반려동물 진료비 과다청구 및 과잉진료에 관한 불만 글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이에 반려인들 사이에서는 진료비 정보 등을 사전 공지해주는 등 가이드라인 개선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소비자네트워크, 한국소비자연맹 등 10개 소비자단체는 지난 3월 반려동물 진료비 사전고지 및 공시제 도입, 진료 항목의 표준화를 위한 수의사법 개정안의 조속한 통과를 촉구했다.
이들 주장에 따르면 동물병원 이용자의 상당수는 진료비 과다청구로 불만을 느끼고 있다. 진료비에 대한 안내가 제대로 되지 않기 때문이다.
단체는 "만약 진료비 고지가 이뤄지고 고지한 진료대로 치료가 이뤄진다면 진료비 부담을 적게 느끼고 과다청구로 인한 불만도 경감할 수 있다"며 "소비자의 알 권리도 지키고 수의사들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진료비 사전 고지 및 공시제 도입 등이 포함된 수의사법 개정안이 통과돼야 한다"라고 밝혔다.
사진은 기사 중 특정표현과 무관함. 사진=연합뉴스 썝蹂몃낫湲 븘씠肄
반면 이같은 소비자들의 주장에 수의사회는 진료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진료항목 표준화 기반 등 정부 차원의 다양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수의사회는 성명을 통해 "자신의 아픔을 말로 표현하지 못하는 동물의 특성상 동물 의료는 사람 의료보다 더 많은 시간과 노력, 검사를 필요로 한다"며 "초반에는 정확히 상태를 알기 어려워 진료가 진행되면서 질병의 경중에 따라 진료비가 결정될 수밖에 없는 측면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처음 안내보다 진료비가 증가하는 경우를 과다청구라고 할 수 없다"며 "오히려 이러한 청구를 제한한다면 수의사는 동물에게 있어서 최선의 치료를 제공하는데 제한을 받게 되고 이는 결국 반려동물의 피해로 돌아가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적절한 기준 없는 단순 비교는 반려동물에게 충분한 의료를 제공하기 어려운 환경을 만든다는 것이다.
앞서 수의사회는 진료항목 표준화 기반을 먼저 마련하지 않은 채 사전고지제, 공시제 등 가격비교형 제도 도입을 강행하는 것에 대해 우려의 반응을 보였다. 반복되는 동물 진료비 문제 지적에 대해 동물 의료 전반에 대한 체계적인 정책이 추진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전문가는 동물병원마다 제각기 다른 반려동물 진료비를 표준화해 반려인의 불신을 해소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원복 한국동물보호연합 대표는 반려동물 병원비와 관련해 "공정거래위원회에서 담합행위를 막고자 표준진료비제를 폐지했다. 양질의 서비스와 가격 인하를 위해 자유로운 경쟁에 맡겨야 한다는 취지였으나, 현재 제대로 작동하고 있지 않아 문제가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같은 항목의 진료나 처치에도 병원마다 가격이 차이가 나 반려인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항목마다 가격도 공개하고 사전에 알리는 등 반려인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법 개정이 필요하다"며 "사람의 경우처럼 의료수가제를 도입해 반복되는 동물 진료비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라고 제언했다.
한편 동물병원 진료비 표준화를 두고 논란이 지속하자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4월 진료할 때 드는 비용을 보호자에게 미리 고지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수의사법 개정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농식품부가 추진하는 개정안에는 △중대한 진료에 대해 반려동물 소유자에게 설명 및 서면 동의 △동물병원 내 반려동물 소유자의 권리·의무 게시 △반려동물 소유자에게 진료비용 등 고지 의무화 △동물병원별 진료비 현황 조사 결과 공개 △동물진료의 체계적 발전을 위한 진료 표준 마련 등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출처 - 아시아경제(asiae.co.kr) - 김수완 기자 suw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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