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만원에 팔리는 ‘100만원 연체채권’… “부실채권 규제해야” (2014.04.14. 미디어오늘) 시민단체가 시장에서 헐값에 팔리는 ‘장기 연체채권’을 사들여 서민의 빚을 탕감하는 ‘롤링 주빌리’ 운동이 한국에서도 시작된다. 12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금융소비자네트워크(아래 금융넷)는 14일 ‘빚 제로 다시살기 운동’을 선포하며 서울 금융감독원 앞에서 ‘장기 연체채권 소각’ 행사를 했다.
미국 시민단체 ‘월가를 점령하라’(OWS·Occupy Wall Street)는 2012년 11월부터 ‘롤링 주빌리(Rolling Jubilee, 일정기간마다 죄를 사하거나 부채를 탕감해주는 기독교 전통에서 유래)’ 운동을 하고 있다.
OWS는 금융기관이 부실채권(NPL) 시장에서 개인 채무자들의 채권이 헐값에 거래되고 있는 점에 주목하며 그 방식을 활용해 시민들로부터 성금을 모아 채권을 사들인 뒤 무상 소각한다. OWS는 채권을 소각한 뒤 해당 채무자에게 “이 빚을 갚지 않아도 된다”고 통보한다. 2013년 기준 약 2700명의 채무가 소각됐으며, 155억원의 채권을 매입하는 데 원금의 20분의 1 가량인 약 7억원이 들었다.
금융넷은 이날 ‘롤링 주빌리’와 부실채권 거래시장 규제 운동을 결합해 ‘빚 제로 다시살기 운동’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금융넷 소속인 사단법인 희망살림은 부실채권 소각 행사를 위해 대부업체로부터 10년 이상의 장기 연체채권 166건을 매입했다.
시민들의 후원금으로 매입한 이 채권의 잔여 원금은 약 4억6700만원이다. 그러나 희망살림이 이 채권을 매입하는 데 들어간 비용은 약 1300만원이다. 채권 100만원 당 겨우 3만원의 비용이 소요된 셈이다. 금융넷은 “이렇게 헐값에 채권을 매입할 수 있었던 것은 오래 연체된 채권들을 금융기관이 대부업체 등에 헐값에 팔고 있는 현실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금융넷은 “대부업체들은 헐값에 매입한 채권을 여러 형태의 빚 독촉을 함으로써 채무자로부터 원금을 받아 챙긴다”며 “채무자는 새 출발의 기회를 얻기는커녕 빚 독촉을 피하려다가 사회에서 완전히 퇴출된다”고 강조했다. 채권이 헐값에 여기저기 옮겨 다니며 끊임없이 채무자에게 빚 독촉을 지속하기 때문이다.
금융넷은 “이제 가계부채 문제는 우리 모두가 마주하고 있는 현실”이라며 “넘어지고 실패하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다시 일어서는 것을 너무나 힘겹게 만들어 버린 사회, 차갑게 외면해버리는 사회가 더 큰 문제”라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 함께한 이인영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부실채권 거래 시장의 과도한 약탈적 거래를 제한할 규제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이 의원은 채권의 소멸시효에 관한 법률을 개정해 채무자들이 새 출발이 가능한 사회 구조를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원문보기: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15953#csidx66f09261816a895bab8be48320b2447 원문보기: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15953#csidx4adcaef075db8bbbf62b88f425b828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