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들, '한국판 롤링 주빌리' 운동 전개…119명 빚 소각 (2014.04.14. 뉴시스) 【서울=뉴시스】변해정 기자 = 부실채권 장기 연체자 119명의 빚이 14일 탕감됐다. 한국판 '롤링 주빌리(Rolling Jubilee)' 운동을 통해서다.
롤링 주빌리란 지난 2012년 미국 뉴욕에서 시민단체인 '월가를 점령하라(OWS·Occupy Wall Street)'가 펼친 빚 탕감 운동으로, 시민들이 낸 성금으로 헐값이 된 부실채권을 사들여 소각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12개 금융·경제 시민단체로 구성된 금융소비자네트워크와 새정치민주연합 이인영 의원은 14일 서울 국회 정론관에서 한국판 롤링 주빌리 운동인 '빚 제로(0) 다시살기' 제안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들은 "대부업체들이 수익사업으로 악용하는 탓에 장기 연체채권이 헐값에 떠돌며 끊임없이 채무자에게 빚 독촉되고 있는 현실"이라면서 "부실채권시장의 폐해와 채무자 인권에 대한 사회의 비뚤어진 인식을 없애기 위해 악성 장기 연체채권 소각 운동을 벌일 것"이라고 전했다.
이날 처음 소각된 부실채권 규모는 4억6700여만원이다. 119명 채무자의 빚이 탕감된 것이다.
이를 위해 (사)희망살림은 대부업체로부터 10년 이상의 장기 연체채권 166건을 1300여만원에 매입했다. 채권 100만원당 겨우 3만원의 비용이 든 셈이다. 매입 비용은 시민들이 낸 기금으로 충당했다.
금융소비자네트워크는 "(사)희망살림이 싼 값에 채권 매입이 가능했던 것은 금융기관이 장기 연체채권을 대부업체에 헐값에 팔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소각 과정에서는 소각된 장기 연체채권의 채무자에 대해 별도의 공시 없이 개별적으로 통보했다. 채무자의 개인정보 보호 차원에서다.
이들은 채무 조정 과정에서 약자인 채무자를 돕는 '채무조정기구'도 설립하기로 했다.
이 의원은 부실채권시장의 약탈적 거래를 막기 위해 부실채권 거래신고제 도입·채권자의 책임대출제 강화 등의 제도를 마련한다. 채권의 소멸시효에 관한 법률 등 금융회사에 우호적인 채무관련법 개정에도 나설 계획이다.
이들은 "더 많은 장기 연체채권 채무자를 구제하기 위해 시민들의 모금 운동을 적극 전개하고, 불합리한 규제법안·제도를 손보겠다"고 강조했다.
hjpyun@newsis.com
출 처 : http://www.newsis.com/ar_detail/view.html/?ar_id=NISX20140414_0012853310&cID=10201&pID=10200 |